서평

스스로 개자식이 되기로 한 <호구>

one loves 2026. 3. 30.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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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의 지원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호구는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가 김민서의 신작입니다. 

표지에 적힌 “호구보다 개자식이 오래 남는다”라는 문장을 보고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한 마음에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김민서 작가님은 [율의 시선]으로 제 17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율의 시선은 저희 아이도 참 좋아하는 소설입니다.

 

믿고 읽는 <창비청소년문학>입니다.

 

목차를 보면 눈치챌 수 있는데, 바둑 이야기가 중간중간 나옵니다.

 

이 작품은 출판사의 소개처럼,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호랑이 입’에 들어간 소년의 성장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청소년문학인 만큼, 그 시기에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감정들이 매우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어 읽는 내내 깊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 윤수는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호구’라는 말을 들으며 은근한 따돌림을 당합니다.

늘 착하게만 살아왔던 윤수는 점점 자신을 무시하는 현실에 지쳐가고,

결국 자신을 괴롭히는 아이처럼 강하고 나쁜 사람이 되기로 결심합니다.

그러나 억지로 바뀌려는 모습은 어딘가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친구가 되자며 다가온 주온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윤수는 더욱 혼란을 겪게 되고,

결국 억눌러 왔던 감정이 터지며 변화의 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이 책에는 작가의 편지가 함께 실려 있는데, 그 내용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작가는 이 작품을 자신의 고해성사와도 같다고 말합니다. 

늘 좋은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스스로를 ‘호구’처럼 느꼈던 시간들, 

그리고 차라리 나쁜 사람이 되라고 말해 주었던 어머니의 이야기가 이 작품의 출발점이었다고 합니다.

부모가 된 지금, 그 말의 의미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차라리 상처를 주는 사람이 되기를 바랐던 그 복잡한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저 또한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을 더 많이 듣고 자랐기에,

만약 “나쁜 사람이 되어도 괜찮다”는 말을 들었다면 지금의 저는 조금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이 작품이 청소년들에게 꼭 한 번쯤 읽히기를 바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방황하고 있을 청소년들에게,

그 방황이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말해 주고 싶습니다.

누구나 흔들리고 고민하는 과정을 거치며 자신만의 방향을 찾아가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그러한 과정 자체가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시간임을 조용히 전해 주는 작품이라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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